학폭 '조치 없음' 끝났지만...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의 감정이 개입되면 일어나는 일

학폭 '조치 없음' 끝났지만... 아이들 싸움에 어른들의 감정이 개입되면 일어나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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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네이마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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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누구 한쪽의 편을 들기 위해 시작한 일이 아닙니다. 피해 학생은 보호받아야 하고, 잘못한 학생에게는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배우고 성장할 기회도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그런데 이번 일을 겪으며 꼭 이야기하고 싶은 부분이 생겼습니다.

이번 학교폭력 사안은 최종적으로 ‘학폭 조치 없음’ 결과를 받았습니다. 

물론 이 결과가 모든 상황과 모든 발언에 대한 판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이번 일을 겪으며 학교폭력 사안을 바라볼 때 아이들 사이에서 실제로 어떤 일이 있었는지뿐 아니라, 그 관계를 둘러싼 어른들의 말과 감정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느꼈습니다.


아이들 사건 당일입니다. 

신고 측 엄마가 저에게 전화를 걸어왔고 매우 흥분한 목소리로 제 아이가 잘못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일단 알겠다고 하고 끊는 통화 너머로 한숨 소리가 역력했습니다.그 이후로 전화가 계속 걸려왔고 문자 메시지도 왔었지만, 제가 외출 중이었던 터라 아이와 대화하며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받지 않았습니다.

이후 아이와 대화하여 확인해 보니, 아이들 사이에 욕설과 손절하겠다는 메시지, 그리고 해당 대화 내용을 친구들 단톡방에 공유한 사실 등을 인정했습니다.많이 혼냈습니다. 카톡 내용은 그렇다 치더라도 그걸 친구들과 공유하는 건 잘못이고 아무리 또래끼리 거친 말을 주고받는 분위기라 하더라도 너는 하지 않아야 하지 않냐고, 굉장히 실망스럽다고 엄하게 가르쳤습니다.


다툰 내용은 대충 이렇습니다. 제 아이가 여자친구와 같이 있는 장면을 그 친구가 목격했고, 그 친구가 놀릴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카톡으로 비밀로 해달라고 했습니다. 상대 아이가 알겠다고 했지만, 제 아이는 그전에도 약속이 지켜지지 않아 놀림을 받았던 기억이 있어서 믿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대화 도중 욕설을 사용하고 관계를 끊겠다고 한 것입니다.이 욕설과 대화방 공유 등의 사안으로 학폭 심의위원회까지 가게 되었고, 결과가 '조치 없음'으로 나온 것입니다.


이 과정에서 당시 제가 외출 후 돌아왔을 때 아이가 울면서 많이 불안해하고 있었습니다. 카톡을 보니 상대 아이에게 미안하다고 구구절절하게 메시지를 보냈고, 상대 아이는 우리 엄마가 많이 화가 났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했습니다. 

저는 처음에 상대 아이를 통해 상황을 전달받아서 그런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일주일쯤 지나 연관된 몇몇 친구들을 통해 상대 엄마가 사건 당일 저녁 아이들에게 직접 통화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제 아이에게도 물어보니 그날 저녁 전화가 걸려와 통화하면서 알게 된 게 맞다고 하더군요. 

너무 충격이었습니다. 무려 9분여 동안 통화를 이어갔더라고요. 

도대체 아이와 무슨 대화를 나누셨는지 너무 궁금했습니다. 저와 통화할 당시도 매우 흥분한 상태였는데, 과연 제 아이에게는 차분하게 말씀하셨을까... 그랬다면 왜 아이가 무서워서 울고 있었고, 상대 아이에게 미안하다며 계속 카톡을 했을까...그렇게 통화하고 1시간 후 또 전화가 걸려왔었는데 아이가 무서워서 받지 않았더군요. 저에게는 내 아이의 그 당시 상황을 상상만해도 너무 소름끼치는 일입니다.. 

저에게 학폭 관련 통보를 이미 하셨는데, 어른이 아이에게까지 직접 통화하시는 게 과연 올바른 행동이었을까요..


(제 아이를 A, 신고자 측 아이를 B, 같이 가해 학생으로 지목된 아이를 C로 칭하겠습니다. 참고로 C도 '학폭 조치 없음'으로 종결되었습니다.)

또한 이번 일을 계기로 C 보호자 분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사건 당일 B 측과 통화를 나누는 과정에서 저와 제 아이에 대해 수위 높은 비하와 험담, 인격 모독성 발언이 오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른 학부모들과 아이들을 폄하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고, 제3자들이 있는 곳에서도 학폭 관련 이야기를 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생각했습니다. 저와 직접적인 친분도 없으신 분인데 왜 나에 대해 사실과 다른 왜곡된 소문과 편견을 품고 계셨을까... 심정이 너무 화가 나고, 제 아이가 나쁜 아이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되었을지 상상도 안 갑니다.


하아.. 일단 저는 아이들 일에 이렇게까지 신경 쓰는 스타일이 아닙니다. 

가정주부라 집에 있어서 여러 아이들을 대면할 일이 많고, 아이들끼리 서로 욕도 하고 싸우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는 웬만하면 개입하지 않고 크게 싸울 때만 제지해 주며, 크지 않은 사건인 이상 당사자 엄마들에게 이야기하지 않는 편입니다. 

A와 B 역시 그전에도 몇 번 싸운 적이 있지만, 그럴 때마다 서로 사과하고 화해하기를 반복하던 사이였습니다. 저도 엄마인지라 카톡 내용을 확인할 때면 스스로 감정을 조절하고 해결하는 모습에 뿌듯하고 대견했었습니다.


실제 학폭 절차가 진행되는 중에도 이 두 아이는 서로 아무렇지 않게 어울려 놀았지만, 학폭 진행은 멈추지 않고 심의위원회 개최 통보까지 받게 된 것입니다. 

심지어 학폭 담당 조사관과 선생님께서도 아이들 사소한 다툼이니 너무 걱정 말라며 심의까지는 가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 아이가 심의 요건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 물었을 때도, 어느 것에도 해당사항이 없었습니다. 

심의위원회 개최를 원하는지에 대한 의사를 묻는 과정에서도 저와 C 측은 원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럼에도 신고 측이 심의를 원하면서 결국 심의위원회는 개최되었습니다.

저는 심의 개최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왜 심의위원회까지 가야 했을까요?당시 아이들은 서로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있었고, 담당 조사관과 선생님도 심의까지 가지 않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안내했던 상황이었습니다. 

물론 심의 개최 여부가 양측의 의사만으로 결정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기에 더욱 묻고 싶습니다. 

사안의 내용과 경중, 당시 아이들의 실제 관계는 심의 개최를 결정하는 과정에서 얼마나 충분히 고려되었을까요?혹시 아이들 사이의 문제를 넘어 어른들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판단이 개입된 것은 아니었을까요?


저는 누군가의 의도를 단정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다만 제가 직접 겪은 이 과정이 과연 아이들을 위한 절차였는지, 그리고 이런 절차가 정말 아이들의 교육과 성장에 도움이 되는지 묻고 싶습니다.아이들끼리는 아무렇지 않게 지내고 있지만, 어른들 사이의 이런 왜곡된 정황들까지 알아버린 이상 마음을 추스르기가 참 힘이 듭니다.


저는 이러한 경험들로 학교폭력 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 직접 자료를 모으고, 학부모 설문조사를 진행하고, 제도 개선안을 만들어 청원과 제보를 이어 왔습니다.제발 저와 같은 피해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시작했고,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에 시작하였지만 억울한 사실들을 알게 된 상황에서 평정심을 가지고 제도 개선 제보를 이어가는 게 쉽지는 않네요.


저는 누구의 잘못도 무조건 덮어 주자는 것이 아닙니다. 

반대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으로 규정하자는 것도 아닙니다. 

아이들을 보호한다는 명분 아래, 정작 아이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습니다.한 사건의 결과로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과정에서 아이들이 무엇을 배우고 어떤 관계를 맺으며 성장할 수 있을지까지 고민하는 학교폭력 제도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혼자 목소리를 낸다고 당장 바뀌지는 않을 수도 있습니다. 청원과 제보에 대한 반응이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문제를 제기하고, 누군가는 관심을 갖고, 누군가는 함께 고민해야 변화의 가능성도 생긴다고 믿습니다.부디 이 글이 단순히 한 부모의 억울한 사연으로만 읽히지 않았으면 합니다.많은 분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함께 고민해 주셨으면 합니다.


아이들이 어른들의 감정 싸움이나 불합리한 절차로 상처받지 않도록, 학교폭력 심의 제도 개선을 위한 청원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뜻을 함께해 주실 분들은 아래 청원에 힘을 보태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 학교폭력 제도 개선 청원 참여하기: [https://bit.ly/4zNX9Pd]

부디 이 글이 단순히 한 부모의 억울한 사연으로만 읽히지 않기를 바라며, 많은 분들의 관심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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